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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독일에서 캠핑하기

유럽 캠핑, 알아두면 좋은 10가지

by 도이치아재 2024. 4. 23.

캠핑은 '사서고생'하는 우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아 어느 덧 3년째 즐겁게 다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된 캠핑도 매우 기대가 되요.(이미 계획되어있음ㅋㅋㅋ)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주위에서 캠핑에 대해 물어보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한국 지인뿐만 아니라, 독일 친구들까지 캠핑에 대해 물어 볼 정도니까요. 이 친구들 중에는 이미 장비를 구매해서 캠핑을 시작해 너무 만족하는 친구도 있고, 곧 장비를 살거라며 목록을 보내오는 친구도 있는데요. 혹시나 덜컥 장비는 다 사놨는데 캠핑과 맞지 않을까봐 살짝쿵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독일 캠핑에 대해서 미리 알아두면 좋은 10가지 사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

1. 캠핑만한 가성비가 없다.

독일은 한국보다 휴가도 많고, 연휴도 길어요. 저희 가족은 특히 길게 쉴 수 있는 연휴를 이용해서 캠핑을 가곤하는데요. 날씨가 따듯해지는 4월 부활절(약 4-5일) 에 그 해 첫 캠핑을 시작해 5월 핑스페리엔(약 4-5일), 여름휴가(7월-8월, 약 2주), 그리고 10월에 Tag der Deutschen Einheit(독일 통일기념일, 약 3-4일)에 휴가를 붙여 한 해 캠핑을 마무리 짓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놀러가는 날이 많으면 4인 가족 숙박비로 상당한 비용이 듭니다. 저렴하게 숙박할 수 있는 곳이 적어도 1박에 150유로(호텔은 250유로 정도)는 될테니까요.

(A) 저렴한 숙소의 경우, 대략 숙박비만 25일 x 150유로 = 3,750유로가 들고
(B) 괜찮은 숙소의 경우, 25일 x 250유로 = 6,250유로가 듭니다.

그런데 캠핑의 경우, 유명한 휴양지가 아닌 이상 대략 4인 기준 1박에 60유로면 아주 좋은 캠핑장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캠핑장 내에 있는 부대시설(놀이터, 미니골프장, 수영장, 헬스장 등) 모두 포함된 비용입니다.

(C) 캠핑 1년 치 휴가 숙박비용이 약 25일 x 60유로 = 1,500유로 정도 든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2. 감성캠핑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독일에는 감성캠핑이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감성캠핑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감성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눈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독일에서 파는 캠핑용품 색깔은 참 한결같이 칙칙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요즘 Temu라는 사이트에서 감성을 자극한 캠핑용품이 저렴한 가격에 많이 올라오긴 합니다. 아직 한번도 구매해보진 않았지만, 감성캠핑을 원한다면 한번 Temu에서 캠핑용품을 구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3. 예약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

아마도 연휴기간에 조금 괜찮은 호텔을 예약하려고 하면 이미 꽉차 있을겁니다. 정말 인기많은 곳은 반년 혹은 1년전부터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하는데요. 캠핑장은 그에 비해 자리가 널널합니다. 물론 휴양지에 사람이 몰리는 캠핑장 역시 미리 예약하긴 해야하지만, 호텔 자리를 구하는 것만큼 어렵진 않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휴가철 예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은 편입니다.

4. 어디든 갈 수 있다.

텐트와 이를 실어날을 수 있는 자동차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캠핑이 아니고서도 어디든 갈 수 있지만, 조금 더 자연과 가까운 곳, 내가 원하는 캠핑장에서 머무를 수 있습니다. 독일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 곳곳에 숨어있는 좋은 캠핑장에 다니는 것 또한 캠핑의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독일 캠핑장이 제일 재미없는 것 같아요. ㅎㅎㅎ

5. 텐트는 한국텐트가 제일 좋다.

여러 텐트 브랜드가 있지만, 제가 느끼기에 한국형 텐트가 가장 좋아보입니다. 공간도 넓직하고, 접었을 때 부피도 작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트렌드를 잘 반영하기 때문에 공간과 디자인이 좋습니다. 독일의 보급형 텐트는 데카트론에서 나온 텐트인데, 물론 짱짱하고 좋긴하지만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조금 더 보완해야 할 점들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스커트 같은 부분이 그렇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동계텐트도 즐겨 가기 때문에 한국형 텐트에는 대부분 스커트가 기본적으로 딸려 나옵니다. 그러나 한 여름에 텐트 캠핑을 즐겨하는 유럽형 텐트는 스커트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봄과 가을처럼 쌀쌀한 날씨에도 캠핑을 즐기는 저희 가족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6. 전기장판과 조그만 히터는 필수

독일의 캠핑장은 숲이나 호수 옆과 같은 곳에 주로 위치해있어서 낮에는 더워도 밤에는 제법 쌀쌀합니다. 그래서 저희가족은 아주 더운 여름이 아니고서야 매번 전기장판과 히터를 챙겨갑니다. 이 두개만 있으면 밤에 이불을 발로차면서 잘 수 있습니다.

7. 캠핑장 와이파이는 기대하지말자.

대부분의 캠핑장은 공용 와이파이를 제공합니다. 캠핑장 홈페이지에도 "공용 와이파이 가능!" 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적어놓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패드에 와이파이를 연결하려고 하면 열에 아홉은 연결이 안됩니다. 그러니 아예 와이파이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가는 게 좋습니다. 영화나 보고싶은 영상이 있다면 미리 미리 오프라인으로 저장해서 가는 것이 현명합니다.

8. 독일 캠퍼의 대부분은 캠핑카를 끌고 다닌다.

텐트 캠핑을 다니다보면 이따금 외로움을 느낍니다. 생각보다 텐트 캠핑을 하는 독일인이 많이 없기 때문입니다. 텐트족을 만나면 반가울 정도입니다. 독일인은 대부분 캠핑카 혹은 카라반을 끌고 다닙니다. 대신 유럽밖으로 나가면 훨씬 더 많은 비율의 텐트족을 만날 수 있으니, 꿋꿋하게 텐트캠핑을 즐기면 됩니다.

9. 차박이 뭐야?

한국에서는 차박이 유행입니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독일에서는 정해지지 않은 길가에서 차를 세워놓고 자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아무 곳에서나 차박을 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캠핑장 같은 숙박이 가능한 장소에 들어가야 합니다. 캠핑장에서 차박하는 것이 못할 것은 아니지만, 저는 아직 한번도 차박하는 캠퍼를 본 적이 없습니다. 정말 단 한번도요. 그러니 독일에서 혹시 차박을 고려중이라면 한국처럼 일반적인 캠핑 형태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10. 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몇 일간 홍수날 정도의 폭우라면 당장 철수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비가 와도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독일은 하루종일 비가 쏟아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더라도 보슬비가 내리거나, 햇빛이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는 날씨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까 비가 오면 텐트 속에서 빗소리를 들으면 힐링하면 그걸로도 충분히 힐링이 됩니다. 단 철수하는 날 아침에 비가 예상된다면 그 전날 저녁이 미리 철수해서 복귀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