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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시선/건축 포트폴리오 만들기

[건축포트폴리오]#4-2. 국내 설계사무소 지원하기 팁! 2편

by 도이치아재 2020. 12. 4.

"국내 설계사무소 지원하기 팁! 2편"

 

00. 들어가는 글

어느 덧 벌써 12월이다. 성공적인 취업을 한 이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롭고 따듯한 12월일지 모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취업의 문턱을 아직 넘지못해 어느 때보다 추운 12월일 것이다. 시기 상... 지금 12월에 취업 팁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게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분들과 내년에 메이저 설계사무소에 취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01. 적당한 긴장감과 자신감, 그리고 경청하는 자세.

면접을 앞 둔 시점에서는 '적당한 자신감과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포트폴리오 평가를 포함한 1차 서류심사를 통과했다면, 합격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라는 뜻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1차 합격자 중 몇 몇은 서류만으로도 심사위원들을 벌써 사로잡았을지도 모르지만, 대다수의 1차 합격자는 동일 선상에 있다는 걸 기억하자. 그러니 그 때부터는 나도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장하는 편이 낫다. 괜히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주눅들면 좋을 것이 없다.

면접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감과 긴장감을 균형감있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수있다를 마음속으로 몇번이고 되뇌이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너무 자신감으로 가득차게 되면 자칫... 그럴 듯한 말만 늘어놓는 사람으로 보여 진정성이 떨어져보이고, 또 너무 긴장을 하면 실수나 정작해야할 말을 까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처음엔 잘 되지 않고, 여러번의 면접 경험을 통해 조금씩 능숙해진다.

다른 지원자와 함께 면접장에 들어가는 경우라면, 경쟁자의 말에도 어느정도 귀 귀울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왜 중요한지 내 경험을 빌어 썰을 풀면 이렇다. 면접자 A, B, C가 면접장에 함께 들어갔다. 면접관과 면접자가 개별 질문을 이어가다가 묻는다.

"A 지원자분? 건축가는 눈, 귀, 입 중에 뭐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네. 저는 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입이 중요합니다."

"음... 그렇군요. 그럼 B 지원자 분... A지원자가 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댔죠?"
".......네......? 잘 못들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C 지원자분은 A지원자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나요?"

"네. 입이라고 하셨는데, 입도 중요하지만 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어쩌구 저쩌구"

난 여기서 C 지원자였다. 만약 내가 B 지원자 차례였다면? 가슴 철렁했을 것이다. 내가 그나마 다음 차례였길래 망정이지, 나도 머릿속으론 질문에 대한 답변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글로만 보면 위 상황이 참 바보같지만, 충분히 일어날 법하다. B 지원자는 면접관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만 생각하느라, 정작 다른 지원자의 의견을 경청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론 탈락했다. 이렇게 너무 긴장하거나, 압박감이 있는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는 게 좋다. 하지만 이는 여러번의 면접 경험을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연습하기란 힘들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더 자세히 쓰도록 하겠다.

 


02. 면접과 실기시험은 철저한 준비가 80%다.

어떤 분들은 면접과 실기시험은 즉흥적인 순발력, 혹은 대응능력 정도로 생각해서 따로 준비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면접과 실기시험은 스스로 얼마나 준비했느냐가 80%를 먹고 들어간다. 그럼 이에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겠다.

"질문이 뭐가 될줄 알고 준비를 하느냐, 실기문제가 뭐가 나올 줄 알고 준비를 하느냐? 편하게 하면 된다."

먼저 면접질문에 대한 답이다. 설계사무소의 면접관분들은 내 자기소개서에서 특별한 점들을 기반으로 질문을 한다. 그 밖의 질문들은 대부분이 공통적인 질문이므로,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우리가 면접에서 준비해야할 것들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내 특이점을 어떻게 그럴싸하게 말할 수 있는지를 연습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 해병대를 나온 이력이 다른 사람과 다른 이력 중 하나였다. 면접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이 당연히 나올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인내심, 참을성, 협동능력으로 (짧지만 강하게)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었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너무 길이 길어질 것 같아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었다.
각자 자신의 자소서를 한번씩 돌아본다면 분명 남들과 다른 점이 있을 것이다.(자소서가 평범해 보인다면, 자소서를 더 보완해야한다.) 이런 아이템들을 어떻게 하면 장점으로 부각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달달 외울필요는 없지만,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것과 안해본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으니 이 점 염두하셨으면 좋겠다.

그 다음으로 설계 사무소 실기시험에 관한 것이다. 삼우설계와 창조건축은 실기시험을 몇 일에 걸쳐하기 때문에 예외가 되겠지만, 몇 시간안에 개략적인 설계약을 제출해야만 하는 타 사무소 같은 경우 어느정도의 윤곽을 잡아가는 것이 좋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어느 주제에나 무난하게 대입할 수 있는 자신만의 대안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 대안의 기본바탕 위에 현장에서 출제된 주제를 얹거나 약간 변형시켜 컨셉을 발전하면 경쟁자들보다 쉽고 빠르게 결과물을 도출 할 수 있다.
이것도 나의 예를 들어서 설명해보면 이렇다. 난 당시에 사각형의 매스에 가운데를 덜어낸 중정형태 건축에 매료되어있었다. 학생으로서 어느 공간에서나 빛이 들어와서 공간이 밝고, 밖과 중정이 갖는 다른 외부 공간감이 나에게는 꽤나 매력적이었다.(실제로도 그런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적도 있었다) 이런 기본적인 아이디어 틀 안에서 매스의 모양은 주제와 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고쳐나갈 수 있었다. 이는 특히나 간삼건축 실기시험에서 효과적이었다. 

시험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였다. 그 시간안에 평면, 입면, 단면, 모형, 컨셉까지 제출해야했다. 난 준비된 나만의 아이디어틀 속에서 덜어내고 얹어내며 생각을 발전시켰고, 마감시간이 지난 후엔 요구된 모든 것들을 무사히 제출 할 수 있었다. (재수없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당시의 기억으로는 나 말고 제출과제를 만족시킨 지원자들은 (내 눈엔)보이지 않았었다. 어떤 지원자들은 평면도 채 완성하지 못했고, 심지어는 모형만 만지작 거리다가 끝난 친구도 있었다. 손으로 작업하는 걸 즐겨하던 스타일이라 오히려 다른 지원자들보다 조금 더 빠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기본적인 아이디어 틀을 갖고, 그 안에 컨셉을 녹여내니 도면을 그릴 때도 무엇에 힘을 줘서 그려야할지 머리속에 바로바로 떠올랐다. 이어진 설계안 발표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좋은 인상을 남긴 후 면접을 마쳤다.

이런 기본적인 준비가 없었다면 실기시험에서 꽤나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03. 면접도 경험으로 다듬어 진다.

나는 운이 좋게도 첫번째로 면접 본 회사인 삼우설계에 입사했다. 하지만 가장 면접을 못봤던 곳이 삼우설계였다. 너무 가고 싶었던 회사였기 때문에 면접 전날에 잠도 잘 못잤고, 인생의 첫 면접이라 긴장도 많이해서 해야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돌아보면 만족스럽지 못했다. 반면 가장 잘봤던 면접은 앞서 언급했던 간삼건축이었다. 간삼건축 면접에 앞서 삼우설계 - 창조건축 순으로 면접을 보면서 짧은 경험과 요령도 생겼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할말은 따박따박하는 면접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 곳 모두에서 좋은 결과를 받았고 가장 가고 싶었던 삼우설계에 입사한 것이 나의 취업기의 전부이다.

여기서 한가지 전해드리고픈 이야기는 면접을 통과하려면 포트폴리오를 포함한 서류심사 준비를 철저히 잘 하라는 것이다. 엥. 이게 왠 개똥같은 소리? 피와 살이 되는 이야기다. 좀 더 집중해보자.

1차 서류가 좋다면 이 회사 저 회사를 막론하고 1차는 대부분 통과하게 되고, 각 회사의 면접장에 가보면 가는 곳마다 똑같은 지원자들이 보인다. 여러회사에 서류심사를 복수합격한 이들이다. 나중에는 안면이 터서 "이 회사에도 지원하셨어요?" 라며 안부까지 묻게되는데 이들 중복합격자 대부분은 메이저 회사에 어렵지 않게 취업을 한다.(삼우설계 직장 동기들 중 많은 친구들도 창조건축 면접에서, 간삼건축 면접에서 한번씩 만났었다.)

이 중복합격자들은 공채기간이 스타트 하자마자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면접을 보는 사람들로... 대부분 공채초기에 취업을 확정짓는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좀 더 쉬울까... 예를 들어... 회사 공채기간이 삼우설계 - 창조건축 - 희림건축 - 간삼건축 - 정림건축 - 해안건축 - dmp 건축 - 건원건축 순으로 열린다고 가정해보자. 지원자 A와 B가 중간인 정림건축 면접장에서 만났다. A는 앞서 열린 모든 공채(삼우,창조,희림,간삼)면접을 보고 왔고, B는 처음으로 정림건축에서 서류가 통과되어 처음으로 면접을 보러 왔다. 둘 중 한명을 합격시켜야 한다면 누가 합격할 가능성이 클까? 단연코 A 지원자다. 모든 면에서... 아마 상대가 안될 것이다. 면접을 본 경험은 현장에서 극명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글을 통해서 내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 이것이다. 어쨌든 취업을 확정지으려면 면접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고,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면접을 여러번 봐보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면접보는 기회는 어떻게 잡을까? 결국 포트폴리오를 열심히 만들어야 하고, 서류전형을 잘 준비해야한다.

 


04. 인맥도 실력이다.

11월을 넘어 12월에 다다르면 한 해의 공채기간도 슬슬 마무리 된다. 안타까운 것은 모든 사람이 메이저설계사무소, 중견급 설계사무소에 취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즈음이 되면... 본인의 노력보다는 교수님의 전화한통이나 친인척들의 인맥을 동원해 취업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취업이 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도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인맥도 실력이다. 그렇다고 너무 좌절하지 말자. 그것 또한 건강하지 못한 생각이다. 적어도 그 사람은 그 인맥을 만들기 위해 노력이라도 하지 않았는가?

 

안타깝지만 돈없고 빽 없으면 그저 자신을 믿고 열심히하자.

 

 

그럼 또 좋은 포스팅으로 찾아뵐께요! 혹시나 도움이 되셨다면 광고도 한번씩 클릭하는 센스!

무엇보다 여러분의 공감과 댓글은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