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하는 건축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
00. 들어가는 글
제목을 합격하는 건축 포트폴리오 만드는 방법이라고 써 놓고 보니, 꼭 무슨 대단한 비법이라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러분의 포트폴리오가 평가자들에게 시선을 끌기 위해선, 지루한 포트폴리오가 되서는 안된다.
“반복을 피하라”
반복되는 건축적 표현방식에서 벗어나면, 시선이 더욱 오래 머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 건축적 표현방식이란 도면, 3D 이미지, 모형사진, 스케치 등 여러분의 프로젝트를 설명해주는 이미지 형태를 말한다. 오늘은 간단하지만, 아주 효과적인 이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01. 프로젝트마다 Killing Image를 미리 고민해보자.
매 학기 마감할 때 우리가 만들어 내야만하는 필수 요소들이 있다. 평면도, 단면도, 입면도, 모형, 3D 이미지, 다이어그램, 더 나아가서는 스터디 모델까지… 그렇게 5년을 수학하고 나면, 모든 프로젝트의 구성요소들이 별반 다르지 않다.
나는 이 평범한 구성요소들과 더불어 교수님이 말해주지 않는 한가지를 더 말해주고 싶다. 바로 Killing 이미지다. 이 Killing 이미지는 내 프로젝트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이 이미지가 모형이 될 지, 단면도가 될지, 3D가 될지, 다이어그램이 될지 그것은 컨셉과 프로젝트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협소 주택 프로젝트의 경우, 건축면적 자체가 작기 떄문에 평면도 보다는 단면도로 공간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단면도나 단면모형을 가지고 이 Killing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Killing 이미지가 많을 필요도 없다. 프로젝트 별로 딱 한장이면 충분하다. 단 Killing 이미지라는 이름처럼 죽여주는(?) 이미지여야 한다. 사람들이 봤을 때,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말이다.
아직 졸업기한이 남아있는 저학년이라면 이 킬링 이미지를 염두해두고 앞으로의 설계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좋다. 그럼 나중에 퀄리티 있는 포트폴리오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반면 이제 곧 졸업을 앞둔 졸업생이라면, 혹은 Killing 이미지로 쓸만한 것이 딱히 없다면…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내가 가진 자료 중 어떤 자료가 Killing 이미지로 쓰일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그리고 결정을 했다면 그 자료를 좀 더 보완해서 포트폴리오에 싣자. 여러분의 포트폴리오에 더 많은 힘을 실어줄 것이다.
각각의 프로젝트가 각각의 Killing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는 자연스레 반복이 주는 지루함을 피해갈 수 있다. 가령 A 프로젝트에서는 단면모형이 킬링 포인트로 들어가서 프로젝트를 설명했다면, 그 다음 나올 B 프로젝트에서는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지는 평면도로 킬링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그리고 그 다음은 C 프로젝트에서는 따듯한 느낌의 3D 렌더링이 메인으로 나온다고 가정해보자. 반복되는 느낌을 자연스레 지울 수 있을 뿐더러, 심사위원들에게 여러분의 스킬(모형스킬, 스케치 스킬, 3D 스킬 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다.
02. 미괄식 전개만은 피하자.
나의 경험을 빌어보면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대략 두 타입의 작업방식으로 나뉘는 것 같다.
미괄식과 두괄식
미괄식 타입의 학생들은 보통 평가자가 프로젝트 내용에 대해 전무하다는 가정을 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개요 및 설명(사이트 설명+컨텍스트 분석 등)->컨셉 및 발전과정(다이어그램 + 매스스터디)->결과물(최종 도면 및 이미지) 순으로 친절하고 정직하게 구성하는 편이다.
반면 두괄식 타입의 학생은 첫 페이지부터 작품의 결과물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배치를 한다. 또한 동시에 A프로젝트는 모형을, B프로젝트는 단면도를, C프로젝트는 3D이미지를 Killing 이미지로 강조하여 보여주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포트폴리오를 봐야하는 평가자에게 어떤 포폴이 더 효과적일까?
단언컨데 후자가 더 효과적이다. 그것도 훨씬. 왜냐하면 평가자가 한눈에 어떤 프로젝트인지 한눈에 보여줬을 뿐만아니라, 각 프로젝트를 가장 잘 표현하는 이미지로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별로 메인 이미지(=Killing 이미지)가 다르게 배치되어있어서 지루할 틈도 없을 것이다. 거기에 추가로 자신의 모형스킬, 도면스킬, 3D 컴퓨터 스킬까지 뽐낸 셈이니 이 보다 더 훌륭한 자기 PR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잊지말자. 평가는 짧은 시간안에 이뤄진다. 그 짧은 시간안에 눈에 띄어야 면접을 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미괄식으로 표현한 포폴의 경우, 프로젝트 자체가 매우 완성도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주목받기가 힘들 수 있다. 작품개요부터 컨텍스트, 발전과정 그리고 결과물까지… 시간을 두고 앉아 포폴을 곱씹으며 평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많은 학생들이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설계를 해왔음에도 취업의 문턱에서 많이 좌절한다. 바로 앞서 이야기한 미괄식 표현의 포트폴리오 구성 때문인데, 큰 흐름을 두괄식으로 구성만 바꿔줘도 더 이목을 끄는 포폴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미괄식 구성이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두괄식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1~2개씩 미괄식 구성의 프로젝트가 들어간다면, 그 또한 지루함에서 벗어나는 구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각적 자극을 극대화한 두괄식 구성과 아카데믹함을 어필할 수 있는 미괄식 구성이 간간이 섞인다면 그 또한 훌륭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이 두괄식 전개방식은 유학 포트폴리오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을 회사에 어필해야하는 구직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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